행동경제학을 조금 더 쓸모 있고 실용성 있는 형태로 이 세상에 전파한 사람 중 한 명이 세일러 교수입니다. 그는 행동경제학의 대가 중 한 명인 대니얼 카너먼과도 오랜 시간에 걸쳐 공동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넛지 이론은 세계적으로 각종 업계에 영향을 주고 각국의 정책 수립과 결정에도 반영되었습니다.
넛지 이론 nudge theory
소비자는 다양한 옵션과 선택지 중에서 매번 자신에게 제일 이득이 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자주 틀린 선택을 내린다는 것이 넛지 이론의 기초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이를 주장한 사람은 리처드 세일러(Richard Thaler) 시카고 대학교 교수로 미국의 경제학자이며 행동경제학 연구(넛지 이론)로 2017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리처드 세일러는 초기 경제학의 기본 전제인 '사람은 언제나 시장에서 제일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명제에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기존의 경제학과는 달리 사람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으며 자주 어리석은 판단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했고 이를 고려한 경제 정책을 주장했습니다.
일례로 비행기를 탈 때 가입하는 탑승자 보험료는 초창기에는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비행기가 아직 안전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던 때라 보험이 비싸더라도 잘 팔렸습니다. 하지만 비행기의 안전성이 입증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이상 보험을 불필요하게 비싼 가격에 가입하지 않자 보험료가 막대한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사레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목격할 수 있습니다.
넛지 이론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소비자에게 약간의 제안을 하면서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유도하는 내용입니다.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소비자가 깨닫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훌륭한 결정을 이끌어낸다는 것입니다.
연금가입자를 급증시킨 미국의 방법
미국에서는 회사에서 소속 직원에게 많은 헤택의 연금보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금으로 납부하는 보험려는 소득세가 면제되고 직원이 납부하는 보험료와 비슷한 금액을 기업이 보조해줍니다. 어떤 측면으로 보나 소속 직원에게 이익이 많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입자는 많이 늘지 않았는데 신청 절차가 매우 복잡해서 서류를 많이 구비해야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세일러는 '연금 탈퇴 신청서'를 제안했습니다. 기업 연금 가입을 표준적인 기준으로 설정하고 이것 말고 다른 선택을 하는 직원만이 서류 절차를 진행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방안을 회사들이 도입하도록 하자 연금 탈퇴를 신청하는 사람은 줄어들었고 많은 직원들이 자동으로 연금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잡지 정기구독자가 감소하지 않는 이유
사실 세일러가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창조했다기 보다는 에전부터 관련 업계에서 발생하던 현상을 응용한 것입니다. 잡지 편집 업계에서는 옛날부터 잡지의 정기구독자인 경우, 관성의 힘으로 해지하지 않고 계속해서 구독하는 독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정기구독 계약은 특별한 해지 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구독이 자동으로 연장되도록 계약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별도로 해지하지 않고 특별한 생각 없이 연속적으로 정기구독하는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악용 사례
인터넷 가입이나 휴대전화 관련 서비스에서 해지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한 계속된다는 약관이 일반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저 계속 자동이체되는 것입니다. 금액이 큰 서비스라면 소비자도 눈치채고 조치를 취하겠지만 대부분 한 달에 몇 백원, 몇 천원 수준이니 간혹 어떤 서비스를 신청했는지조차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업체 측에서는 대부분 이를 노리는 것입니다. 특히나 어르신들은 계약의 내용이나 해지 및 해약하는 방법이 번잡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장기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명백히 악질 상술이지만 실제로 세상에서는 성행하고 있습니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정기적으로 자신이 어떠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가입한 상품 중에 필요없거나 이용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심혈과 주의를 기울여야만 현명한 소비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