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세계 경제는 자유 무역의 질서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살면서 한 번 쯤은 궁금하셨죠? 국가 간의 무역은 왜 생기는지, 어떤 원리로 어떤 제품을 수입하고 수출을 하는지 등 이번 글만 다 읽으신다면 그 해답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시간을 아껴드리겠습니다. 무역의 이론적 토대가 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소개하겠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우위를 점하는 상품이나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상품을 수출하고 자기 나라에서 만들 때 비용이 많이 드는 상품을 수입해야지 최상의 이익이 됩니다.
영국(모직물) ↔ 포르투갈(와인)
비교우위 이론 theory of comparative advantage을 주장하면서 사례로 당시 영국과 포르투갈의 와인과 모직물 생산을 비교하면서 설명했습니다. 당시에 영국은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아니었지만 모직물은 와인보다 쉽게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포르투갈은 와인과 모직물 둘 다 영국보다 싸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포르투갈은 와인과 모직물을 영국보다 비용이 적게 생산할 수 있었으므로 모두 자국에서 조달 가능한 환경이었지만 여분의 와인을 영국에 수출하고 그 대가로 영국에서는 비교적 비싼 모직물을 수입해도 이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모직물은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었으므로 많은 양의 와인을 포르투갈로부터 수입해서 이점이 발생했습니다. 즉, 비교우위 이론은 국가 간에 서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품을 거래하면서 양쪽 당사자가 모두 이익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와 같은 사고 방식은 현재에도 자유 무역을 규범으로 삼는 국제 무역 시장에서 중요한 이론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석유와 같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이나 일본은 대표적인 자원 수입국이 될 수밖에 없고 자동차 같은 공업 제품을 잘 만들어서 수출하며 국가의 부를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비교우위 이론의 맹점과 결함
비교우위 이론의 핵심은 자국보다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도 자국에서 우위에 있지 않은 상품은 수입해야 하고, 자국의 산업은 우위에 있는 분야로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자국보다 적은 비용으로 생산되는 상품을 수입하면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나라가 각자의 우위에 있는 상품에 집중하면 번영할 것이라는 ‘국제 분업’을 제안했는데 이 부분이 바로 비교우위 이론의 맹점이자 결함입니다. 리카도는 영국과 포르투갈을 비교하면서 ‘포르투갈은 와인과 모직물을 영국보다 적은 비용으로 생산하지만 모직물은 영국에서 수입하고 와인에 집중하면 더 부유해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합니다. 왜냐하면 특정 상품을 싸게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그 상품을 더 비싼 값으로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일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와인과 모직물을 포르투갈이 영국보다 싸게 만들 수 있다면, 와인과 모직물을 영국에 수출은 해도 영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국에서 비싼 모직물을 수입하는 것보다 포르투갈 본국에서 모직물을 구하는 것이 더 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출을 통해 벌게 된 외화로는 영국말고 다른 나라로부터 포르투갈 본국에 유리한 상품을 수입하는 것이 이득이 됩니다.
국제 무역에서 독점이 발생하는 이유
20세기 초반 미국에서는 공산물과 농산물 모두 유럽보다 적은 비용으로 값싸게 생산할 수 있었으며 미국은 유럽에 수출만 했고 수입은 수출만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 무역의 최종 결제 수단인 금이 계속 쌓이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전 세계의 금의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들어왔고 유럽은 금이 고갈되어서 국제 무역이 큰 침체로 빠졌습니다. 이는 곧바로 미국에게도 대공황과 세계적으로도 2차 세계대전의 발생하는 직간접적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21세기 중국은 공산품이 저렴해서 수출이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중국은 자국에서 싸게 만들 수 있는 상품을 외국으로부터 비싸게 수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막대한 외화를 축적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수입이 수출보다 많았기에 엄청난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무역적자를 더 늘릴 순 없기에 중국의 제품에 대한 수입을 다양한 방법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 이른바 무역전쟁이 진행중입니다.
따라서 리카도의 비교우위 이론은 오늘날의 국제 무역의 문제를 실제적으로 해결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 리카도의 시대와 오늘날의 경제환경과 국가의 상황은 큰 차이가 있으므로 모든 문제를 다 리카도의 주장에 의존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생애와 정체 (리카도는 경제학자가 아니다!)
리카도(David Ricardo, 1772~1823)는 1772년 영국 런던에서 유대인 계통의 이민자 집안에서 출생했습니다. 그는 집안의 엄격한 유대교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케임브리지대학교 재학 중엔 기독교의 한 교파인 퀘이커교 여성과 사랑에 빠지며 유대교 환경으로부터 도피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화난 아버지로부터 의절을 당했으며 다니던 케임브리지대학교를 중퇴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리카도는 투자가로서 소질을 발휘하며 이미 엄청난 부를 축적했습니다.
47세 때 리카도는 거액의 부를 바탕으로 투자를 잠시 멈추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었습니다. 국회의원이 된 리카도는 국가의 무역 정책과 전반적인 경제 정책을 담당하며 그 유명한 비교우위론을 주장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리카도뿐만 아니라 경제학의 아버지, 경제학의 거장이라고 존경받는 애덤 스미스나 케인스, 심지어 마르크스 모두 경제학을 공부했던 전공자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경제학이라는 것이 경제 그 자체에 대한 현상보다도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통찰을 얻을 수 있고 도출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