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경제 현상이나 미래의 경제 전망을 설명할 때 전문가들은 많은 요소를 통해 주장합니다. 정치학자는 정치체제를 들어 설명할 것이고 무역업자는 무역 관련 수치를 근거로 주장할 것입니다. 오늘은 인구학자의 관점에서 경제를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경제 공부를 한다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맬서스의 인구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생애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 (Thomas Robert Malthus, 1766 ~ 1834)는 영국에서 기독교 목사의 가정에서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이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공부하면서 경제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맬서스는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요인들 중에서 인구의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목사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기독교의 가치관을 일반인들보다 더 강하게 의식하며 살아왔을 것입니다. 당시 유럽 사회는 종교의 힘이 강하고 남아 있어서 특히나 영국에서는 기독교의 가치관이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기독교는 ‘사람은 가능한 한 출산을 많이 해야 한다’라는 가치관이 있었고 당시에는 산아제한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것 역시 한 몫을 했습니다. 즉, 인구가 국력이기도 했던 시기입니다. 그래서 맬서스는 이대로 인구가 계속 증가하게 된다면 식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걱정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를 이론적으로 정리해 1798년 익명으로 ‘인구론’을 발표하여 당시 기독교 풍조가 만연한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식량 생산은 산술급수로만 증가합니다.
결과적으로 인구가 계속 증가한다면
반드시 식량 부족이 올 것입니다.
인구론
기하급수적, 산술급수적이라는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만, 쉽게 말하자면 식량은 덧셈으로 늘어나는 반면에 인구는 곱셈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인구는 ‘자손의 수 곱하기 자손의 수’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면, 식량을 생산하는 것은 토지의 생산력에 한계가 있으므로 인구와 비교해서 조금만 증가합니다. 그래서 인구가 늘면 식량이 부족한 것은 필연적입니다.
영향력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 이 인구론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특히 경제학의 원리 및 학설로서 주요하게 여겨진 것은 당시의 사회 상황과 흐름이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산업혁명이 막 시작되던 때라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기 시작하였으며 의학의 발달로 무서운 전염병인 페스트 같은 질병도 통제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죽는 일이 드물게 되었습니다.
맬서스의 주장대로라면 이대로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불 보듯 당연하기에 식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산아제한이라는 정책이나 계획적 출산과 같은 개념도 인구론에서 파생되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사례: 아시아에 있던 산아제한 정책, 글로벌 인구문제 등
맬서스의 인구론은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는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지식인 계층에서 인기 있었습니다. 이후 현대에 와서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선 반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구의 감소보다는 인구의 증가가 국가적 문제로 여겨졌지만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나 식량 위기에 대한 문제 인식이 약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정도로 현저히 급격하게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가 되어버린 원인 중 하나로 일본에선 인구 감소를 오히려 환영했으며 인구 증가를 큰 문제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에서도 현재 일본 이상으로 아주 급격한 저출산 사회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다산 국가였으며 오히려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계획적인 출산을 장려했습니다. 그래서인지 1980년대 이후엔 저출산으로 진입해도 인구의 증가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했으며 저출산 대책을 소홀하게 다룬 결과 출생률 1 미만인 국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중국 역시 한 자녀 정책을 오랫동안 펼쳐왔습니다. 중국뿐 아니라 태국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도 인구 억제 정책을 해왔었는데, 그 결과로 지금은 모두 저출산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래에도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저출산 현상이 인구론의 효과라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저출산 현상은 고학력 위주의 사회에서나 경제 발달이 어느 정도 꺾인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구 전체를 보았을 때 저출산이 아니라 계속해서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2000년대에 학생일 때만 해도 60억 인구라고 했는데 현재는 80억 명이라 하며 앞으로 2050년에는 100억 가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맬서스의 경고는 아직 현재진행이며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